1947년 7월 2일, 미국 뉴멕시코 주 남동부에 위치한  로스웰(Roswell) 이라는 지역에 우주선 한 대가 착륙합니다. 그렇게 지구에 발을 디딘 최초의 외계 생명체는 잠재적인 비정치 지역으로서 지구를 선택한 망명자로, 미국 정부는 그와 비공식적이고 긴 대담을 거쳐 우주 사회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하며, 그들 다수는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무엇을 믿었든, 이것이 진실입니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하고 촘촘한 사회·정치·경제적인 그물망으로 얽혀 있으며, 주요 20개국의 비밀 유지 협약에 따라 지구는 외계에의 개입 없이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외계 생명체는 존재에 관계 없이 지구에 착륙할 때 철저한 검사와 입국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 존재에는 엄격한 비밀 유지 조항이 적용됩니다. 외계인의 개인정보 등록은 필수 요구사항으로, 현재 지구에 정식 허가를 받아 거주하는 외계인은 약 820만 명입니다. 사람이 천 명 있다면 그 중 최소 한 명은 외계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계인 거주 구역은 별다른 구분 없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으며, 외계인은 모두 인간 혹은 동물·식물·무생물 등의 형태로 실제 모습을 숨기도록 실제 모습 노출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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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인은 지구 내에서 일부 제한적인 권리만 가집니다. 투표권을 비롯한 참정권이 없으며, 지구인과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복잡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어떠한 경우에도 유전 정보를 후대에 남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며, 배울 수 있고, 국내 및 국제법의 보호를 받고, 정체를 숨기는 조건으로 인간과 교류할 수 있습니다. 각 국가와 지역마다 사소한 차이는 존재하기도 합니다.
 국제 우주사회 안보협력기구(ICSO, International Community Security Organization)는 외계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적 동맹입니다. 지구에 방문하거나 망명한 외계인을 돕고 처리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동맹국 회의를 개최하여 해결합니다. 기구에 포함된 국가는 대부분 그 외에도 우주사회 관련 비밀정보를 다루는 조직을 개별적으로 구성하여 외계의 비밀 유지와 자국민 보호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2020년 현재 외계인은 전용 항공기지를 통해 지구에 출입하거나, 전용 네트워크로 지구에 거주하는 다른 외계인들과 소통하거나, 지구인 틈에 섞여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한때는 외계인이 지구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으나 꾸준한 방지와 처벌로 최근 이십 년 동안은 그 수준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우주사회는 거대하고, 미지의 공간입니다. 지구인들은 연구와 외교 목적으로만 아주 한정적인 출국이 허용됩니다. 안보협력기구 동맹 기관 소속 요원과 외계인의 사적인 교류는 지구 안팎 어디에서든 금하며, 많은 기관이 소속 요원에게 다른 인간과의 접촉을 끊고 기존의 신분과 살아온 흔적을 말소할 것을 직접 권장합니다. 그러나 같은 요원 사이에도 기존 신분을 숨기며 사적인 접촉을 꺼리는 기관이 있는가 하면, 수평적 구조를 지향하며 요원들의 관계 역시 가족처럼 끈끈한 기관도 있는 등 내부 분위기 자체는 각자의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리라 추정됩니다.